이 글의 순서
안 팔리는 상품에 광고비부터 쓰면 문제는 두 개가 됩니다.
상품이 안 팔리는 이유도 모르는데 광고비까지 빠져나갑니다. 광고를 끄고 나서도 무엇을 고쳐야 할지 모릅니다. 상품이 문제였는지, 광고 문구가 문제였는지, 상세페이지에서 이탈했는지 구분조차 안 됩니다.
저도 마케팅을 처음 배울 때는 책과 강의를 많이 봤습니다. 그런데 막상 네이버 광고 하나를 직접 세팅하려니 손이 안 움직였습니다. 아는 단어는 많았지만 사람이 어디서 광고를 보고 어떻게 결제까지 가는지는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그때부터 광고를 배우는 순서를 바꿨습니다.
누가 → 무엇을 보고 → 왜 클릭해서 → 어디서 결제하는가
이 길부터 적었습니다. 광고 관리자 화면과 버튼은 그 뒤의 일이었습니다.
광고를 켜기 전에 상품이 팔릴 이유부터 확인합니다.
2025년에 적은 글에서 저는 지난 5년을 이커머스 상품 판매 2년, 서비스 판매와 마케팅 교육 3년으로 나눠 돌아봤습니다. 두 일을 병행한 기간도 있어서 칼로 자르듯 정확한 구분은 아닙니다. 그래도 운영 순서는 분명했습니다.
먼저 콘텐츠로 매출을 만들었습니다. 그다음 광고를 붙였습니다.
광고를 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돈을 쓰기 전에 상품과 메시지를 한번 검증하자는 말입니다. 콘텐츠 한 편을 올렸을 때 사람들이 어떤 대목에서 멈추는지, 무엇을 묻는지, 링크를 누르는지, 실제로 결제하는지를 먼저 봅니다. 반응이 전혀 없다면 상품 설명부터 다시 써보고 광고비를 넣습니다.
본인 상품은 본인이 제일 잘 압니다. 그런데 안 팔리기 시작하면 광고나 대행사부터 탓하기 쉽습니다. 상품의 장점이 무엇인지, 누구에게 필요한지, 왜 지금 사야 하는지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광고를 켜도 답을 얻기 어렵습니다.
제가 광고 수업을 만들 때도 첫 주부터 매체 세팅을 시키지 않았습니다. 먼저 아래 네 가지를 적게 했습니다.
- 누가 살 사람인지
- 비슷한 상품과 무엇이 다른지
- 그 말을 왜 믿을 수 있는지
- 상세페이지가 그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는지
이 네 줄이 이어져야 광고 문구도 나옵니다. 첫 줄부터 막힌다면 소재를 만들 때가 아닙니다. 고객과 상품을 더 봐야 합니다.
저는 이 단계에서 상품 설명을 한 문장으로 줄여봅니다.
이 상품은 [어떤 상황에 놓인 사람]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도록 [무엇]을 해줍니다.
괄호 안을 채우지 못하면 광고 문구도 자꾸 넓어집니다. “바쁜 현대인을 위한 좋은 상품”처럼 누구에게나 할 수 있는 말이 나옵니다. 이런 문장은 틀렸다고 잡아내기도 어렵습니다. 누구에게 무슨 약속을 했는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광고 전에 올린 콘텐츠는 이 문장을 점검하는 시험지가 됩니다. 조회수가 많이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팔릴 상품이라고 판단하지는 않습니다. 댓글에서 가격이나 사용법을 묻는지, 프로필과 링크까지 이동하는지, 실제 구매가 생기는지를 따로 봅니다. 관심을 끈 것과 살 이유를 만든 것은 다를 수 있습니다.
구매가 아직 없다면 세 가지를 다시 묻습니다. 사람이 잘못 모였는가. 약속이 약한가. 결제할 페이지가 설명을 못하고 있는가. 이 질문에도 답하지 못한 채 광고를 켜면 돈을 쓰면서 같은 문제를 확인하게 됩니다.
광고 한 개가 지나갈 길을 한 줄로 적습니다.
광고를 어렵게 만드는 건 용어가 아닙니다. 한 화면에서 너무 많은 일을 해결하려는 습관입니다. 광고 하나로 브랜드도 알리고 팔로워도 늘리고 상품도 팔고 문의도 받으려 합니다. 그러면 광고를 본 사람도 무엇을 해야 할지 모릅니다.
종이나 메모장을 펴고 네 칸만 적어보세요.
- 누가: 이 광고를 보고 바로 자기 얘기라고 느낄 사람
- 무엇을 보고: 첫 화면에서 보게 될 사진, 영상, 첫 문장
- 왜 클릭해서: 더 보고 싶게 만드는 약속이나 궁금증
- 어디서 결제하는가: 클릭 뒤 도착하는 페이지와 결제 위치
예를 들어 운동이 필요한 모든 사람이라고 적으면 너무 넓습니다. 퇴근 뒤에는 운동할 힘이 없고 집에서 짧게 움직이려는 사람처럼 상황이 보여야 합니다. 그 사람에게 첫 화면에서 홈트레이닝 상품을 보여줍니다. 짧게 따라 할 수 있다는 이유로 클릭하게 한 다음 상세페이지에서 같은 약속을 설명하고 결제로 이어지게 합니다.
여기에서 자주 끊기는 곳이 있습니다. 광고에는 짧고 쉽게 할 수 있다고 적었는데 상세페이지는 전문가용 기능만 길게 설명합니다. 광고에서 본 상품과 도착한 페이지의 첫 상품이 다를 때도 있습니다. 클릭은 했는데 결제 버튼을 찾기 어렵기도 합니다.
광고 문구만 고쳐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광고부터 결제까지 같은 말을 해야 합니다.
이 네 칸은 광고를 만든 뒤에도 옆에 둡니다. 소재를 보면서 누가 빠졌는지 확인합니다. 상세페이지에서는 클릭 이유가 그대로 이어지는지 봅니다. 결제 화면까지 직접 들어가 보고 처음 온 사람이 길을 잃을 만한 곳도 적습니다.
네 칸이 한 줄로 이어지는지만 보면 됩니다. 첫 화면에서는 시간을 아껴준다고 말해놓고 상세페이지에서는 기능 개수만 자랑하면 약속이 바뀐 겁니다. 초보자를 부른 광고가 설명도 없이 어려운 용어부터 꺼내면 사람을 잘 데려오고도 놓치게 됩니다.
소재 하나에는 메시지 하나만 넣습니다.
소재를 만들 때 상품의 장점을 전부 넣고 싶어집니다. 가격이 싸고 사용법은 쉽고 재료도 좋고 배송도 빠르다고 한꺼번에 말합니다. 만든 사람 눈에는 다 중요한 얘기입니다. 광고를 처음 보는 사람 눈에는 무엇을 기억해야 할지 모르는 문장입니다.
광고 하나에는 질문 하나만 남기는 편이 낫습니다.
“이게 내 문제를 해결해주나?”
첫 문장과 첫 화면은 이 질문을 만듭니다. 나머지 내용은 답을 줘야 합니다. 영상이라면 처음 몇 초 안에 누구를 위한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글이라면 첫 문장에서 이 글을 계속 읽을 이유를 줍니다. 클릭한 뒤 상세페이지에서도 같은 문제와 같은 답을 이어갑니다.
문구가 안 떠오르면 혼자 멋있는 말을 만들려고 애쓰지 않습니다. 고객이 남긴 질문과 댓글을 읽습니다. 같은 상품을 파는 곳의 광고도 여러 개 봅니다. 오래 쓰이는 문구와 반복해서 나오는 표현을 적어둡니다. 하나를 그대로 베끼는 게 아니라 여러 자료에서 겹치는 말을 찾습니다.
저는 콘텐츠와 광고 문구를 볼 때 첫 단락과 첫 문장에 가장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첫 문장이 글 전체를 관통하지 못하면 뒤에 아무리 많은 말을 붙여도 읽히지 않았습니다. 예뻐 보이는 문장보다 누가 읽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바로 아는 문장이 필요했습니다.
소재를 만들 때는 아래처럼 순서를 정합니다.
- 고객이 실제로 쓰는 문제 문장을 모읍니다.
- 그중 상품이 바로 답할 수 있는 문제 하나를 고릅니다.
- 첫 문장이나 첫 화면에 그 문제를 적습니다.
- 상품이 어떻게 답하는지 보여줍니다.
- 클릭한 뒤 보게 될 페이지에서도 같은 약속을 이어갑니다.
이때 제품 설명서에 있는 말을 그대로 옮기지 않습니다. 판매자는 기능을 말하고 싶지만 고객은 자기 상황을 말합니다. “몇 단계 조절”보다 “퇴근하고 10분만 쓰고 싶은데 가능한가”처럼 묻습니다. 소재는 그 질문에서 시작합니다. 기능은 답을 뒷받침할 때 꺼냅니다.
광고 레퍼런스를 볼 때도 디자인만 저장하지 않습니다. 첫 줄에서 누구를 부르는지, 어떤 문제를 꺼내는지, 무엇을 약속하는지, 마지막에 어떤 행동을 시키는지를 적습니다. 여러 광고에서 같은 표현이 반복된다면 왜 계속 쓰였는지도 적습니다. 이 과정을 거쳐야 참고가 됩니다. 화면만 흉내 내면 내 상품과 맞지 않는 껍데기만 남습니다.
광고를 켜기 전에 무엇을 확인할지 정합니다.
광고를 시작한 뒤 숫자를 처음 보면 좋은지 나쁜지부터 판단하기 쉽습니다. 그러지 않으려면 시작 전에 이번 광고의 목적을 한 문장으로 적어둡니다. 상품 페이지로 사람을 데려오는 것인지, 상담 신청을 받는 것인지, 구매를 확인하는 것인지 하나만 고릅니다.
그다음 사람이 지나갈 길을 다시 적고 각 칸에서 확인할 숫자가 있는지 봅니다.
- 누구에게 어떤 소재를 보여줄지
- 이번 소재에서 기대하는 행동이 무엇인지
- 클릭 뒤 어느 페이지로 보내는지
- 신청이나 구매를 어디에서 확인할지
- 언제 결과를 다시 볼지
시작 전의 문구와 화면도 남겨둡니다. 나중에 무엇을 바꿨는지 모르면 숫자가 달라져도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여기서는 측정할 길만 정하면 됩니다.
집행 뒤 숫자의 분모를 맞추고 유입이 달랐던 날을 구분하고 고객 화면을 직접 확인하며 하나씩 고치는 방법은 다음 글인 ‘매출이 안 나올 때, 어디부터 고쳐야 할까’에서 이어서 다룹니다.
광고비는 부족한 설명을 대신해주지 않습니다.
광고는 사람을 데려올 수 있습니다. 데려온 사람이 왜 사야 하는지까지 대신 설명해주지는 않습니다. 그 일은 상품, 소재, 상세페이지가 해야 합니다.
광고를 시작하기 전에 상품이 누구에게 왜 필요한지 확인하세요. 누가 무엇을 보고 왜 클릭해서 어디에서 결제하는지 적습니다. 소재 하나에는 메시지 하나만 담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광고에서 확인할 행동과 숫자를 정합니다.
광고 관리자 화면을 외우는 것보다 이 순서를 이해하는 데 시간이 더 걸렸습니다. 이 순서를 알고 나니 새 매체를 볼 때도 먼저 확인할 것이 같았습니다.
팔고 싶은 상품 하나를 정하고 위의 길부터 적어보세요. 막히는 칸이 광고를 켜기 전에 먼저 고칠 곳입니다.